'총장 3연임 신화'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

'교육부 9급 공채→ 차관' 신화서 '총장 3연임' 신화 다시 창조
"정성을 기울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삶의 철학

인터뷰하는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이 23일 오전 인천시 동구 인천재능대학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9급 고졸 공채에서 차관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

그 주인공 이기우(67)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이 이번에는 전문대 총장을 세 번 연속 하며 다시 신화를 쓰고 있다.

이기우 총장은 오는 7월 1일이면 총장 3연임의 2년차를 맞는다. 총장 취임한 지 9년이 된다.

대학 설립자가 직접 총장을 여러 번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마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총장처럼 대학법인과 소유적 측면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전형적인 CEO 총장'이 3연임을 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것으로 대학 사회에서 보고 있다.

특히 그것도 인사·재정·학사 등 대학 운영 전권을 위임받은 이 총장의 사례는 국내 대학에서 유일한 것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한마디로 대학 운영의 역사를 새로 쓰는 셈이다.

이 총장의 역사 새로 쓰기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비결은 '지원하면 갈 수 있는' 인천재능대학교를 '꼭 들어가고 싶은' 대학으로 만든 데 있다.

이 총장은 23일 "고교 순회 입학설명회 때 교사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합격시킬 수 있냐?'고 물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천재능대학교는 하위권 전문대에 불과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해주듯 이 대학은 현재 수도권, 나아가 전국의 전문대 가운데 취업과 산학협력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고 있다.

지난 2월 졸업생들은 6월 1일 기준 76.6%의 취업률을 보이는 것으로 자체 조사됐다.

이는 수도권 전문대학 취업률 1위이고 전국에서도 최고일 것으로 대학 측은 전망하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1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이 최대 화두인 점을 고려하면 이 대학의 취업률은 가히 놀라운 성과라는데 이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이 대학은 2013년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선정, 지난해 교육부 특성화 전문대학 최우수 대학 선정 등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 전문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과정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NCS는 정부가 이른바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만든 직무역량 평가기준이다.

학생들을 산업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현장 맞춤형 인재로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최근 전문대 최초로 고용노동부의 '일 학습병행제 듀얼공동훈련센터'로 지정받았다. 4년제 대학에서는 한국산업기술대가 유일하다.

오늘의 인천재능대학교로 성장하게 된 데는 남다른 이기우 총장의 경영 방침, 삶의 자세, 리더십이 밑거름됐다.

 

더욱이 주장과 개성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교수 사회를 설득, 최고의 취업 특성화 대학으로 만든 데 대해 많은 사람이 눈여겨 보고 있다.

이 총장이 교수 출신이 아니라 평생 교육 관료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리더십이 더 돋보인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시각이다.

그는 "정성을 쏟으면 결과물이 나오고 일이 재미있어 진다"며 "맡은 일에 온 힘을 쏟고 누구든 솔직하게 대하면 사람들이 따른다"고 삶 자세와 리더십론을 소개했다.

이어 "과거 공직 생활을 하면서 희망했던 부서에 간 적이 없다"며 "불만 없이 일에 정성을 다했기에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9급 고졸 공채에서 교육부 차관까지 오르는 신화를 썼고 지금은 전문대 총장 3연임 신화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인천재능대학교를 최고 전문대로 끌어올린 것 뿐아니라 국내 139개 전문대의 위상도 한껏 높였다.

그는 한국전문대학협의회장(2010∼2014년)을 맡아 전문대 명칭을 '대학교', 학장 대신에 '총장' 명칭으로 변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전문대 위상을 일반대학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장은 지금도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을 맡아 전문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경남 거제 출신의 이 총장은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이 되고부터 인천과 인연을 맺었지만 인천 사랑과 관심은 남다르다.

총장에 임명되자 교명을 재능대학교에서 바로 지금의 교명인 '인천재능대학교'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인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의 표현이다.

대학 도서관 문을 24시간 개방해 주민 누구나 이용하게 했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인천은 지리적으로 14억 인구의 중국과 가깝고, 공항·항만을 갖추고 있어 전국에서 발전의 여지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인접해 있어 남북관계로 볼 때도 인천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따라서 인천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될 것"이라며 인천시민은 이점에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3년 남은 임기에 매진해 후임자가 누가 되든 대학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 총장은 "더 이상 (각종)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인천에 정착해 여생을 보낼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털어놨다.

총장이 4년제 대학 총장 제의는 물론이고 여러 기관·기업에서 '이름만이라도 걸어달라'는 러브콜을 수 없이 받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는 전했다.

이 총장은 "처음과 두 번째 총장 때보다 지금이 더 바쁘다"며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에 가까워질수록 더 힘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이기우 총장은 그의 삶의 자세와 지금까지의 역정으로 미뤄볼 때 자연인이로든 사회인이로든 '제3의 신화'를 쓸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