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 시대' 사제간 희망찬 목소리

2008년 03월 04일 (화) 강승훈 shkang@kyeongin.com

▲ 3일 오전 인천 동구 재능대 운동장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제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를 위한 교수와 학생간 '산학 10-10-10 운동' 선언식을 하고있다. /윤상순기자·youn@kyeongin.com

'취업 불황 타개하자'. 3일 오전 2008학년도 입학식이 열린 인천시 동구 재능대 운동장. 19개 학과에서 신입생 1천900여명과 학부모, 교직원 등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취업에 강한 대학'을 표방하는 이 대학은 이날 교수와 학생 간 '취업 언약식'을 통해 최근 불황시대를 극복할 것을 다짐했다.

각 학과장과 대표 학생이 단상 앞으로 나와 서로를 마주보며 선서문을 낭독했다. 교수를 대표해 윤현민 교학처장이 "맞춤형 인재육성 및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들이 앞장설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제안하자 신입생 측에선 최장만(유통물류과)씨가 "꿈과 희망 그리고 취업에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스승과 제자 간에 새로운 인연이 시작됨을 알리는 자리에서 '희망과 약속'이란 주제로 사제간 다짐을 한 것이다.

이어 전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취업 실천'의 염원을 담은 풍선을 하늘 높이 띄워 올림으로써 서로의 언약을 재차 확인했다.

이기우 학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와 취업의 심각성에 대해 학교가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며 "신입생을 정성으로 가르쳐 향후 원하는 기업체에 입사를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는 태안 피해어민의 자녀 한지혜(20·아동학과)씨, 불우한 환경에도 학업에 전념하고 있는 백윤진(20·미용예술과)씨, 만학도의 꿈을 실천하는 서수억(68·실버케어복지과)씨, 일반 대학과정을 졸업한 후 재입학을 한 배승자(51·사진영상미디어과)씨 등 4명에게 격려의 선물을 전달했다.

구 용엄사 주지, 재능대 실버케어복지과 입학 화제

환갑넘긴 스님 '만학의 꿈'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긴 스님이 만학의 꿈을 펴기위해 대학에 입학해 눈길을 끌었다.

3일 개최된 동구 재능대 신입생 서수억(68)스님. 인천 중구 덕교동(용유도)에 위치한 용엄사 주지로 홍구 스님으로 더욱 익숙하다.

스님은 이날 행사장에 승복을 입고 등장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실버케어복지과 08학번인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려 한다"며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한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북한 출생인 스님은 1952년 월남 후 힘든 형편에도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1961년에는 경기대에 입학했지만 결국 재정 형편을 극복하지 못한채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다. 34살 출가를 결심하고 종교활동과 이웃을 돕는 자원봉사를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중구 자원봉사팀 소속으로 신체가 불편한 어르신들의 손과 발 노릇을 하고 있다.

40여년 세월동안 공부에 미련을 버리지 않은 홍구 스님이 지금에야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나 자신이 건강할 때 병들고 늙은 노인들을 도와야 본인 또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 말하는 홍구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의 법'처럼 원인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는 2년뒤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복지사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