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인천재능대 중국비즈니스학과 교수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대선에서 나타났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는 단연 경제문제이다. 외환위기 사태이후 우리 사회는 격변하는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계층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현재 대다수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아주 낮은 상태이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우리 기업들도 중국 및 세계 경제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대처능력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으로 몹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최근 사업이 어려워진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야반도주를 하는 사례가 많아 우리나라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이미 4만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급격하게 늘어난만큼 한계기업들의 청산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의 기업이 봉제, 완구, 액세서리, 피혁, 염색, 단순 전자부품, 악기 등의 생산에 종사하며 소위 인건비를 따 먹는 임가공 기업으로서 중국내 경영환경이 매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발표된 수출입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598개 업체의 2005년 결산보고서 기준으로 전체 기업의 51.8%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수출입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중국 진출 우리 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1.3%에 그쳐 국내 상장·등록기업의 평균치인 6~7%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실적이 좋은 상위 58개 기업들도 최근 3년간 평균 순이익률이 2003년 6.5%, 2004년 3.5%, 2005년 2.3% 등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과 같이 우리 기업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중국 현지 근로자의 임금이 급상승하고 있는 데다 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저임금 따먹기 식의 중국 진출 시대는 끝났다. 저부가가치 노동집약형에서 고부가가치 투자로, 제3국 수출에서 중국 내수시장 공략으로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

중국 상무부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투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증가해 2007년도 기준으로 다시 중국 투자 1위국으로 재부상할 것이 확실시 된다. 중국 투자환경의 악화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단히 역설적이다. 하지만 이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향후 중국 투자의 해답이 보인다. 오늘날의 중국 투자패턴은 기존의 패턴과 지역과 업종, 그리고 투자목적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존의 산둥성 중심의 수출위주형 임가공 제조업체 위주의 투자에서 현재는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 등 중국에서 가장 큰 내수시장을 이루고 있는 화동지역 중심의 대규모 첨단기업 또는 내수지향형 업체로 주력이 옮겨가고, 투자업종 또한 제조업 일변도에서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등 투자패턴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이 날이 갈수록 외국기업에 불리한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의 대중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비록 어려운 점이 있지만 아직도 중국은 지속적인 고성장 국가로서 내수시장 확대 등 많은 사업기회가 있어 아직 중국만한 투자대상국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현재 후진타오 정부가 추구하는 조화사회 건설은 빈부격차 해소를 통해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근로자의 가파른 임금을 당분간은 용인하거나 부추기려고 할 것이다. 고도성장의 혜택을 빈곤계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정책에 의해 기업들은 인건비와 원자재 값의 지속적인 상승, 4대 연금 확대, 달러화 약세 등으로 고전이 예상되며, 특히 가공무역업체는 원가구조가 30%가량 악화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 기업들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동시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사람은 새해가 되면 '꽁시파차이'(恭禧發財, 부자 되세요)라는 새해 인사를 건넨다. 새해에는 이들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더 나아졌으면 한다./이상직 인천재능대 중국비즈니스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