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재능대학 중국비즈니스과 조교수

오는 31일부터 3일간 부산시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제6차 세계한상(韓商)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대회의 창립 배경은 아무래도 화교(華僑)경제인 공동체라 할 수 있는 화상(華商)들의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세계화상대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세계화상대회는 전세계 화상들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가 91년 싱가포르 대회를 시작으로 각국을 순회하며 2년마다 개최돼 왔으며, 최근에는 행사 규모가 확대되면서 개최국 행정수반이 참석해 국가 투자설명회와 투자유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한다.
재외동포재단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7년 현재 우리 민족의 재외동포는 총 7백만명을 넘어섰다. 분포를 보면 재중동포, 재미동포, 재일동포가 각각 2백76만2천160(39.21%), 2백1만6천911(28.63%), 89만3천740(12.69%)으로 전체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002년 제1회 대회에 참가한 인원이 900명이고 작년 대회에 참석한 인원이 2천500명인 것을 볼 때 올해에도 많은 국내외 동포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3차 대회에 참석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의 참가 목적은 주로 비즈니스 관련 정보수집(59.4%), 인적네트워크 구축(40.9%), 수출입상담(수출: 37.7%, 수입: 26.3%) 자본유치 및 투자(24.4%), 인력채용(5.8%) 등이다.

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재중동포들의 세계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186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중국 이민사는 이미 4세대가 흘렀다. 초기의 세대들은 언어문제로 인해 농사 위주의 직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몹시 어려웠다. 하지만 이들의 높은 교육열과 1978년 이후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그 후손들은 이제 각계각층에 진출하여 활발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때 재중동포 사회를 통째로 뒤흔들었던 코리안 드림은 이제 여러 소망 가운데 하나로 퇴색했다. 이들은 이제 한국보다 중국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선 외국에서 승부를 걸려고 의욕을 불태운다. 이러한 '신재중동포'(조선족)들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넘어 앞으로는 이 지구촌의 구석구석까지 누빌 것이다. 이들은 과거 한국이나 중국에서 푼돈을 벌기보다는 이 지구촌에서 목돈을 쥐겠다는 야망을 불태운다. 이들은 더 이상 한국에 의존하기보다는 한국과 경쟁할 것이다.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베이징이나 톈진, 그리고 칭다오 등에선 재중동포 상권이 형성되고 있으며, 무역업을 하는 재중동포 기업가들이 따로 사무실을 낼 정도로 힘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재중동포의 세계화는 중국기업의 세계화 전략(走出去)이 본격화함으로써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외로 나간 재중동포는 모두 35만~45만명에 이른다. 전체 재중동포의 20%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국에 17만명, 일본과 미국, 러시아에 각각 4만~5만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어느 소수민족도 이처럼 급속하고 거대한 해외 유출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이들의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면서 이들을 우리 지역사회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은 우리 민족의 역량이자 거대한 자산이다. 또한 동북아의 허브도시,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도시를 꿈꾸는 우리 도시의 훌륭한 경제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천시는 앞으로 이들이 우리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장을 마련해주어야만 될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인천시는 제6차 세계한상대회에 참가를 희망하는 지역 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소극적인 자세를 탈피하여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끝으로 인천 지역의 외자 유치를 위해서 그리고 제2의 개항을 맞이한 인천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서 빠른 시일내에 이 대회를 인천에서 개최할 것을 희망한다. 그리고 당장 이들과의 체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인천지역 경제 발전과 재중동포의 꿈이 실현되는 상생의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