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공원복원은 도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되는 1거점(내항거점), 2축(경인고속도로, 경인전철축) 도시재생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각국공원복원이 포함된 1거점(내항거점)사업에는 인천내항을 친수공간으로 만드는 사업,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천내항을 중심으로 하는 1거점 사업의 근본취지는 여러 가지 인프라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쇠락한 구도심을 재생하려는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공원복원은 인천시의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일 수 있다.

그러나 자유공원에 멸실된 근대건축물을 복원하는 일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남아있는 유구가 없는 근대건축물 복원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문가에서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에 의해 여러 차례에 걸쳐 지적되어 온 것이라 이를 새삼스럽게 언급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실시된 '각국(현 자유)공원 창조적 복원사업 1단계기본설계용역에 대한 업무협의 및 진행현황보고'에서 배포된 자료를 보면 그동안 지적되었던 문제점들인 장소성, 공간왜곡의 문제, 불가능한 복원 등의 문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복원사업이 갖는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꿋꿋하게 사업을 계속하는 시의 추진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런지 난감하다.

더구나 본질적인 문제를 떠나 엉뚱한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 각국공원복원은 최근 몇 년간 인천지역사회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반목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복원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이를 반대하는 사람 모두가 상처를 입은 상태이다. 최근에는 복원반대를 주장하는 타당한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기에 앞서 특정인이나 단체를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없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사업의 당위성을 떠나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부분에 대하여 사업주체인 인천시는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근대건축물 복원이 어떠한 입안과정을 통해 인천시의 사업으로 채택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역사회의 정서와 많은 간극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정당성은 퇴색된 지 오래이다. 복원을 반대하는 구체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근간으로 하는 반대의사를 무시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신중한 자세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의지의 변화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현품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재현품이 진품의 가치를 넘을 수는 없다. 각국공원의 상징성을 제대로 살리고자 한다면 복원이 불가능한 짝퉁을 만들려는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시대의 문화와 가치가 표현된 상징적 건축물을 세워야 마땅하다. 제 아무리 필요한 사업이라도 시민사회의 정서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간과한 채 진행된 사업이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각국공원 복원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나 폐기를 권한다./손장원 재능대 조교수 인테리어디자인과